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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가 읽은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 -손미나-

by 엘데의짐승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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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

산티아고 순례길의 인기

최근 유튜브에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 분들의 영상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1993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산티아고 길은 프랑스의 생장부터 스페인의 산티아고 까지 총 800km이며 완주하는 데 대략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유난히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 산티아고가 왜 그런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책 속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와 순례자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 저에게도 버킷리스트 한 켠에 차곡차곡 그 부피를 늘려가며 자라나고 있는 프로젝트가 되어버렸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풍경 (출처 pixabay)


왜 사람들은 걸으려 할까요? 무엇이 산티아고로 나를 이끄는 걸까요?
저도 왜 산티아고 순례길이 쉰살 이전 버킷리스트에 올라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인생의 전환점 혹은 쉼표를 잠시 찍어보아야 하지 않겠나?라는 막연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곧 다가올 쉰을 위해 순례길 걷기를 위해 약간의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 일환으로 지리산 둘레길 걷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대략 70퍼센트(21개 구간 중 15개 구간완료)를 완료했고 빠르면 이번 달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사이엔 완주할 것 같습니다.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

그 와중에 산티아고의 갈증을 책 한 권으로 달래어 보았습니다.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라는 방송 아나운서 출신 손미나 작가의 책입니다. 
손미나 아나운서(KBS공채 24기) 아니 작가는 스페인어를 전공했으며 스페인에서 대학원을 했으며 스페인 홍보대사까지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의 스페인 사랑은 두 번째 책을 쓸 만큼 대단한데요, 첫 책인 <스페인 너는 자유다>가 스페인 여행기라고 한다면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보고 듣고 만난 사람으로부터 깨달은 것들에 대한 글입니다.

우선 이 책속엔 아름다운 산티아고길 풍경의 사진이 많습니다. 여행 에세이니 만큼 보고 듣고 느낀 것 중 역시 보이는 것으로부터의 감정도 상당히 중요하겠죠?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단 덜 하겠지만 그래도 명소라던지 멋진 자연풍경 사진이 보기 좋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책 본 문 중


추가로 한 챕터가 시작될 때는 사진 우측 하단에 바코드가 있는데 유튜브에 링크된 영상입니다. 아주 고해상도의 영상으로 사람의 눈높이가 아닌 아마도 드론으로 찍은 좀 더 넓고 높은 산티아고 어느 곳의 풍경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책속 바코드를 찍으면 영상을 볼 수 있다.

 

 

책 속 문장속으로


갈리시아의 표지판들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예쁘긴 한데 매번 숫자가 새겨져 있어 약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그걸 보면서 몇 킬로미터 남은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제 와 보니 어쩌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나면 0km가 되는 지점은 종착지가 아닐 테니까. 그렇다. 큰 의미가 있다.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700km 이상을 걷고 보니 산티아고 실은 매일매일의 선택, 매 순간의 도전, 그 연속이었음을 알겠다. 마치 인생처럼 말이다. 화살표를 따라가면 된다 하지만 화살표가 어디를 가리키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고, 화살표가 없었더라면 어쩔 뻔했나 싶은 갈림길도 많다. 그것이 인생과 닮았다. 물론 인생에는 화살표가 없긴 하지만.
-5장 산티아고 길은 인생을 닮았다-중

700km를 걸었는데도 상태가 너무 좋아서 내가 정말 그렇게 오랜 시간 걸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이다. 매일 걷다 보니 체력도 좋아졌지만 세상을 보는 관점과 마음가짐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똑같은 일도 내가 어떤 태도와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로 빚어질 수 있다는 진리를 산티아고 길 위에서 배웠다. 힘든 상황을 견디고 버텨내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기억할 것이다.
-6장 그 모든 순간이 나였어-중

언젠가, 당신도 그 길이 부를 때가 오거든 주저 없이 한 번쯤 떠나보기를! 그러나 혹여 현실을 뒤로하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 하여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단언컨대 산티아고 길이 주는 선물은 우리 삶의 도처에, 무엇보다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언제 어떻게 그것을 발견하는가 하는 것일 뿐이다. 당신만의 보물을 발견하는 여정에 진심으로 행운을 빈다.
-에필로그-중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 조개껍질 그리고 노랑 (출처 pixabay)


벌써 쉰이 넘은 손미나작가의 생각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 비슷한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왜 걷고 싶은 건지 그곳에서 무엇을 찾고 싶은 건지 같은 질문을 안고 떠난 것 같습니다. 아직 나는 떠나지 못했지만 이 여행기를 통해서 내가 마음에 품은 질문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을 짊어지고 산티아고로 향하고 싶습니다. 결국 자연과 사람으로부터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겠지요? 

마음이 복잡하고 고민이 많으시다면 혼자 여행을 불쑥 떠나라고 합니다. 계획되지 않은, 낯선 곳으로 가서 자연과 사람 음식들을 경험하며 다른 경험을 하다 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고민도 멀어지겠죠?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런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이렇게 좋은 여행 에세이 한편을 조용히 읽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어 산티아고가 저를 부릅니다.. 만 일단 지리산 산신령님이 빨리 둘레길을 완주하라고 하시네요.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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