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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가 읽은

토지 완독 도전 팁! 토지 읽기가 어렵다면?

by 엘데의짐승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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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글에 이어 토지완독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저의 경험을 공유해 볼까 싶어 적어봅니다.

토지 전집 전20권 -마로니에 북스-

  개인적인 생각에 토지 읽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아마도 엄청난 분량의 책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1969년 6월 부터 94년까지 25년에 걸려 집필한 소실이기도 하고 20권이라는 압도적인 포스의 부피와 무게, 대략 한 권에 400페이지로 잡아도 8000페이지..   대한민국 연평균 독서량인 성인 평균 4.5권을 고려했을 때 무려 4년이 걸린다는 계산인 만큼 웬만한 독서력을 가진 분이 아니시고는 사실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나는 적당한 독서력과 인내심을 가진 독서가로서 마음만 먹는다면 해 낼 수 있다는 분들을 위해 제가 완독하면서 느낀 점을 공유해 봅니다. 

 

1. 처음 1권이 제일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1권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저는 책을 전부 구입했었고 읽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언제 시작할까? 책이 재미없진 않을까?(재미 없는 책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읽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마치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 발을 들여놓기 전의 심정과 같았습니다. 읽단 마음먹고 1권을 읽어 보니 만만찮습니다.

낯선 시대, 낯선 인물, 낯선 말투와 단어... 원래 소설이 그렇습니다만 웬지 이런 분위기가 20권까지 이어질까 걱정이 살짝 될 겁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1권의 벽을 넘으면 절반은 온 겁니다. 일단 읽어봅니다.

어떤 인물이 등장하고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전개될 지 일단 스토리에 집중해서 보면 됩니다. 1권으로 끝나는 소설이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호흡을 가지고 가면 됩니다.

그렇게 1권을 읽어내면 됩니다. 그리고 1권 읽기가 제일 어렵습니다.

 

2. 사투리 등, 어휘사전에 겁먹지 마세요.

  일단 1권을 읽고나면 딜레마에 빠집니다.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책인가? 싶습니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뜻모를 사투리와 일본어는 책 뒤편에 있는 어휘풀이 페이지참고하려 책장을 왔다 갔다 정신없습니다.  소설에 집중이 안 될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1권은 그 어휘풀이가 상대적으로 양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쭈욱 읽어갈 수 있을까? 너무 정신없고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연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어휘풀이는 본문 하단이나 문장 끝에 별도 해설을 해 주는 편이(간혹 그런 문장이 있습니다.) 훨씬 가독성과 집중도를 높여주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판본이 나온다면 꼭 그리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1권을 읽고 나시면 트레이닝이 끝난겁니다. "토지는 이렇게 읽는 겁니다" 오리엔테이션을 잘 받으신 겁니다. 

  그럼 그 이후엔 어떻게 되는건가? 쉬워집니다. 어느 정도 어휘를 읽는데 불편함이 없어지고 사투리는 양이 많이 줄어듭니다.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줄어드는 거죠, 특징적인 사투리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다 보니 막연히 그 의미를 알게 되는 재미도 생깁니다. 그러니 1권만 잘 읽어내시면 됩니다.

 

3. 인물이 엄청나게 나온다는데

마로니에 판은 20권 전집 외에 토지 인물사전이라는 것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책으로 만들만큼 등장 인물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의외로 초반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긴 하지만 사건이나 관계가 아주 명확하게 잘 그려져 있어 헷갈리거나 까먹기 어렵습니다. 물론 저는 머리가 나빠 잘 까먹습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억에 걸러지는 걸 보면 그리 난해한 수준의 인물과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죠.

여력이 되신다면 인물 관계도를 그려보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소설의 시간이 진행될 수록 인물들이 더 등장하기도 하고 지역별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얽히고설키고.. 거기다 자녀들이 성장해서 또 다른 관계와 사건들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말만 들어도 골치 아픈데요. 그래서 인물관계도를 여유 있게 그려보시고 그 인물과 관련된 사건들을 키워드로 한 두 개 적어두시면 금방 기억을 끄집어 내실 수 있습니다. 

저는 A4용지에 그려보았는데 적다보니 워낙 방대하고 복잡해서 1부 2부 읽으면서 계속 재정리를 하다가 최근 애플쪽엔 Freeform이라는 보드를 활용해 이후 편들은 한 페이지에 정리했습니다. Freeform의 최대 장점은 무한 넓이의 보드?입니다. 마치 벡터 방식의 그래픽 툴처럼 확대가 무한정으로 된다는 거. 그러기 때문에 방대한 정보를 한 번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귀찮다면 검색해보시면 다른 분들이 미리 정리해 둔 인물 관계도를 작게 출력해서 직접 정보를 적어 넣거나 표시를 해 두시면 더 편하시겠죠?

 

4. 이야기 중심으로 빨리 읽는편이

소설이니 인물 사건 배경이 등장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인물 아주 많습니다.. 사건도 많지만 굵직굵직, 배경은 일제강점기지만 갈수록 조선과 일본, 중국과 동아시아 크게는 2차 대전 전반의 유럽과 미국, 독일에 대한 언급까지 나옵니다. 이 내용을 다 소화시키려면 애초에 2차 대전사에 능통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그냥 이런 시각도 있고 이런 분위기로 흘러가는구나, 당시 사람들은 이런 생각으로 고민을 많이 했구나... 정도로만 이해해도 충분합니다(제가 그랬거든요.). 그래도 궁금한 부분은 적절히 검색을 해서 추가 정보를 얻어보면 더 유익하겠죠?  저는 책을 읽으며 언급된 내용 중에 일본이 군국주의가 되어가는 과정부터 이후 패망까지 일본 내부의 정치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해서 Chatgpt로 찾아보며 지식을 더해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활동은 독서의 완성도를 더하는 활동이므로 안 해도 무방한 것이긴 합니다만, 일단 완독을 목표로 했으니 책을 다 읽어내는데 집중해 보는 편이 더 좋겠습니다.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따라가는 게 가장 무난한 방법이 저의 경우에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5. 추가로

토지사전 이라는것이 있습니다. 국토부에서 한국 토지에 관한.. 그런 정보가 아니고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대하소설 토지에 관한 인물, 사투리, 단어, 용어등을 담고 있다. 인물사전을 겸하는 사전입니다. (검색엔진에 네이버 토지사전을 치면 네이버 부동산이 나오니 주의) 

책에 간혹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면 이런 사전을 찾아보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https://terms.naver.com/list.naver?cid=60542&categoryId=60542 

 

소설 토지 용어ㆍ인물사전 : 네이버 지식백과

삼우제, 상충살, 상고머리, 내외하다, 자리끼, 초록은 동색, 화전민, 일부종사, 낭인, 죽은 자식 고추 만진다, 백팔번뇌, 꼬라지, 물항라 저고리, 사래, 풍각쟁이,

terms.naver.com

토지인물사전도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별도 찍어낸 책입니다. 이 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굳이 사실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일단 위에 링크된 토지 사전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인물사전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특정 인물을 찾아보시면 그 인물의 등장(출생)에서 부터 사망까지의 생애가 간략히 요약되어 있습니다. 캐릭터의 출생과 사망의 스토리는 소설 속에서 큰 비밀이나 반전이 될 수도 있고 전체 스토리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인물 사전은 찾아보지 않고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래도 저같이 머리 나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찾아봐야 할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위 3번에 언급했던 간단한 인물관계도와 사건의 키워드 정도로 본인만의 DB를 만들어 두신다면 유용합니다. 그 과정에서 더 기억도 잘 나는 잇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토지 인물 사전

 

6. 그래서 왜 읽어야 하는데? 넌 다 읽고 무엇을 얻었는데?

독서력(일본 학자 사이토 다카시의 책 제목)을 키울 수 있다. 독서에 최적화된 근육을 키웠다. 다른 책들도 읽어낼 수 있는 독서력을 키운 그 하나만으로도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근대문학의 대표소설입니다. 현대문학과는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곰곰히 곱씹어 보면 현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화들을 이해하는데 이만큼 좋은 소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들이 어떤 형태로 현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체계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막연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고찰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말과 행동 선택에 대해 계속 의문을 던지고 예상해 보고 판단해 보며 인간에 대한 관심 나아가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동기가 생겼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좋은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 근대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다음 책으로는 보다 구체적인 근대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을 찾아보려 합니다. 교과서에서만 배운 역사가 아닌 좀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역사를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나 책 좀 읽었다고 어디가서 큰 소리 좀 칠 수 있습니다!.. 허세 부려도 됩니다. 인정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완독 경험을 간접 체험하고 토지에 한 번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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