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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가 읽은

[2016 독서]숨결이 바람 될때 -폴 칼라니티-

by 엘데의짐승 2016.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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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흐름출판

죽음에 대해 의연 해질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죽음은 그 누구도 체험해 보지 못한 경험으로 그 과정을 누구에게 글이나 말로 써도 전달할 수가 없는 유일한 경험이다.

그러기 때문에 죽음앞에 모든 사람은 혼란스러워 당황하고 방황할 뿐이다.

 

그런 죽음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의사로서 자신의 죽음이 갑자기 다가온다면?

신경외과 의사가 되기위해 혹독한 인턴과정을 마칠 무렵 갑자기 자신에게 그 죽음이 찾아오게 된다면 

기약 없는 죽음 앞에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죽음과 삶의 기로에 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겪어본 그도 역시 죽음 앞에선 당황한다.

하지만 곧 마음을 추스르고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가까이 있는 가족에 대해서 생각한다.

태어나지 않은 2세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2세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본다. 

그렇게 하나하나 저자 폴 칼라니티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긴 삶을 사는 동안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다가오고 고민해도 될 문제를 그는 최대한 빠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다.

그렇게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주변이 정리되는 동안 자신과 주변사람들은 곧 다가올 그의 죽음이 그저 자연스러운 과정처럼 여겨지고 더 큰 슬픔으로 번지지 않게 되었다.

 

물론 폴 칼라니티는 작가를 지망할 정도로 필력도 있었고 문학과 철학에 제법 깊은 조예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서른여섯의 짧은 나이에 자신에게 닥친 인생의 끝을 바라보는 시선은 훌륭한 철학자 못지않은 시선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읽는 내내 내가 이 책 속의 저자였다면 무엇부터 생각할 수 있을까? 어떤 일부터 먼저 처리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내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며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아마 의미 없는 물건들일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시간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아내의 글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이 책의 여백을 그 이상으로 채워준 부분이라 생각되며 역시 죽음 앞에 의연함을 보인 저자의 모습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마무리한다.

 

딱딱한 철학적 접근의 죽음이 아닌 이야기지만 많은 것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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