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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가 읽은

[2015 서평] 언더 더 스킨.. 언더 마이 스킨...

by 엘데의짐승 2015.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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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 커버가 국내 도서에도 사용되었다.

언더 더 스킨

수많은 SF소설들 중에 인간이라는 그 존재 자체에 대해 외계인의 시각에서 쓰인 책은 거의 없나 보다. (나름 명작 SF 소설을 찾아 있는 애독가로서 못 찾은 게 맞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영국 최고의 문학상인 '휘트브레드 상'의 최종 후보에까지 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이설리(영어 이름인데 이상하게 우리말 이름같이 들린다.)는 외계에서 파견된 근로자로 나온다. 인간과는 다른 체형을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척추의 절반, 여섯 개의 손가락 중 한 개의 손가락은 물론 얼굴과 가슴등 매력적인 여성으로 보이기 위해 고통스러운 수술을 통해 지구인들 속에 섞여 사는 지극히 평범한 외계인이다.

눈에서 레이져도 나가지 않고 특별한 무기라고는 지구인을 마취시키는 차량의 장치가 전부이며 지구인의 언어나 기계조작을 배우는 것도 버거운 정말 상식을 깨는 외계인의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설리의 역할은 지구인을 납치하여 자신이 별에 있는 '베스 주식회사]에 인간고기를 납품하는 일이며 이 인간고기는 가공되어 자신이 살았던 별에 고가의 음식으로 납품이 된다.

 

거의 매일 낡은 승용차 하나에 몸을 싣고 한적한 스코틀랜드 지방도로를 오르내리며 젊고 튼튼한 남자들만 골라 태워 납치를 서슴치 않는 이설리, 소설 초반 그녀의 삶을 좇아가다 보면 마치 이주 노동자의 삶과 무척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언어와 문화는 물론, 잠자리와 먹거리까지 다른 세계에서 가장 밑바닥 일만 할 수밖에 없는 이방인의 모습, 바로 그 모습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 생각된다.

 

소설 중반 고향별에서 방문한 '암리스 베스(베스 주식회사 사장의 아들)'에게는 이상한 애증을 느끼지만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실체를 알아 보게 하고 깊은 공허함에 힘들어한다.

 

 

소설의 설정은 지구인들 사이에 사는 외계인들이라고 보여지지만 외계인이라는 세 글자를 잊는다면 우리 사회의 모습이랑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채식보다 육식을 사랑하는 인간들, 악덕 대기업의 횡포, 갑과 을의 관계, 열악하고 위험한 현장근로자들의 모습을 반복되는 이설리의 사냥을 통해 보이고 있다. 다만 다른 것은 그 대상이 인간이라는 점.. 섬뜩할 뿐이다.

 

 

그들은 이렇게 아브라크의 헛간 밑에 갇힌 채, 아무 생각도 없이, 썩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자기네 주인이 먹기에는 너무 지저분해서 거들떠보지도 않는 찌꺼기를 먹으며, 힘든 노동에 종사하고 있었다. 베스 주식회사는 선구적인 탈출이라는 미명 아래, 그들을 한 구덩이에서 꺼내 다른 구덩이 속에 처박아놓은 셈이었다. 

-333페이지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읽을 경우 그리고 그 반대로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을 경우....
그 두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봤을 때 어느 것이 더 좋았다 나쁘다라고 한쪽으로 치우치기엔 이 소설과 영화는 같은 듯 많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놓고 봤으면 좋겠다.

*무엇을 먼저 봐야 하냐고 물으신다면 언더 더 스킨은 "영화" 부터,
 영화 자체의 루즈함과 공허함이 그나마 덜 한 것 같고 
 영화에서 부족한 배경설명과 설정에 대한 부분은 책을 통해 채우실 수 있기 때문이다.

*언더 스킨은 같은 다른 영화와 소설이다. 소설이나 영화를 하나라도 보신분이라면 권하고 싶다.

 

고맙게도 국내에 블루레이가 정식발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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